뮤지컬 <엘리자벳>의 옷을 입고 현실 세계로 툭 뛰어들었다가 무대로 돌아간 김준수의 목요일 오후.

XIA


의상은 모두 뮤지컬 <엘리자벳> 무대의상, 네크리스는 벨앤누보(Bell&Nouveau).

 

 

 


안에 입은 프릴 셔츠는 벨앤누보(Bell&Nouveau), 겉에 입은 셔츠는 우영미(Wooyoungmi), 팬츠와 부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안에 입은 프릴 셔츠는 벨앤누보(Bell&Nouveau), 겉에 입은 셔츠는 우영미(Wooyoungmi), 팬츠와 부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발목이 불편해 보이던데요?
요즘 뮤지컬 <엘리자벳> 하고 있거든요. 어제 낮 공연 때 왼쪽 발목을 살짝 삐끗했어요. 근데 별거 아니에요.(웃음) 혹시 괜찮으면 발목에 멘소레담 좀 발라도 돼요?

 

당연하죠. 어제저녁에 공연이 또 있었잖아요?
네, 근데 그냥 다 했어요. 할 수 있어요. 오늘은 아침에 침도 맞았고요.

 

아까 스태프에게 “턴이 안 될 줄 알았는데 무대 서니까 되더라”라고 말했죠.
신기하게 그렇더라고요. 오늘도 잘될 거예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그래야 돼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아침에 일어나면 뭐부터 해요? 어떤 마음인가요?
우선 소리를 내봐요. “아, 아” 하고요. 목 상태를 체크하는 거죠. 오늘은 발목도 좀 돌려봤어요. 공연이 있는 날은 눈 뜨면서부터 약간 긴장한 상태가 하루 종일 이어지죠. 근데 공연이 없는 날도 온전히 놀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정말 잘 쉬면서 충전해야 하거든요. 그래야 몇 개월간 진행되는 공연을 이어갈 수 있어요. 아마 모든 뮤지컬 배우의 일상이 다 그럴 거예요.

 

해결해야 할 큰 숙제 하나가 남아 있는 느낌이겠네요.
뭐, 그렇죠. 기분 좋은 긴장감이죠. 뮤지컬은 거의 3시간 동안 모든 게 라이브로 진행되잖아요. 작은 실수 하나 없이 깨끗하게 마무리하려면 어느 정도 긴장이 필요해요. 긴장해도 이렇게 살짝 다치고 그러잖아요.(웃음)

 

긴장의 끈을 좀 놓는건 잠자는 시간이 유일한가요?
정말 그렇네요. 맞아요.

 

...

 

오늘 <엘리자벳>의 공연 의상 두 벌을 입고 촬영했잖아요. 준수 씨도 그렇고, 함께한 스태프도 그렇고, 팬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비슷한 분위기를 낸 적은 있지만 실제 공연 의상을 입고 화보 찍은 건 처음이에요. 이번 공연에 따로 프로필을 찍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아마 팬들이 정말 좋아할 거 같아요. 저도 재미있었고요.

 

...

 

진작에 가요계와 뮤지컬계를 평정했잖아요. 어떤 기분이에요?
글쎄요.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어요. 저는 여전히 저를 보기 위해 찾아와주신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할 뿐이에요. 단 한 번도 그냥 되는 대로 대충한 적 없어요. 특히 뮤지컬은 그래야만 해요. 소위 말하는 티켓 파워나 인기는 언젠가 당연히 줄어들겠죠. 끝이 있어요. 당장 내일일 수도 있고, 1년 뒤일 수도 있지만 영원하지 않다는 건 잘 알아요. 그냥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끝까지 감동을 주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나이 먹는 건 어때요?
지금은 담담해요. 오히려 20대 때 더 조급하고 불안했던 것 같아요.

 

며칠 전에 누가 꿈이 뭐냐고 묻는데 주춤했거든요. 준수씨는 어때요?
어릴 때는 원대한 꿈을 꾸잖아요. 직업에 대해서요. 저는 운 좋게 꿈꾸던 직업을 갖게 됐으니 꿈을 이룬 거라 할 수 있고요. 근데 그때부터가 중요한 거 같아요. 이제 막연한 꿈이 아니라 구체적인 꿈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추구하고 싶은지 그런 꿈요. 저도 꿈이 있죠.

 

뭔데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가수로든, 뮤지컬 배우로든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직업적으로 여기서 뭘 더 바라는 마음은 없어요. 이제 그냥 아름답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하면서 살고 싶어요.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요. 그럼 행복할 거 같아요. 그게 생각보다 정말 어렵잖아요.

 

오늘 밤에도 무대에 서죠. 요즘은 무대에 서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들어요?
<엘리자벳> 속 제 첫 장면은 죽음의 다리를 건너는 거예요. 그 다리를 다 건너기 전에 모든 잡념을 버리죠. 그렇게 공연에 빠지는 거예요. 첫발을 떼는 순간, 첫 소리를 내는 순간이 공연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해요. 그 처음의 에너지나 기운에 따라 그날 공연의 모든 게 결정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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