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겐 한바탕 즐거운 춤판과 같았던 전시 'TANGO'를 마무리한 권철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가치 있는 무언가와 교환하길 원했다. 세상 모두가 예술가라 믿으며.

행복한 철화씨

‘TANGO’는 어떤 뜻인가요?
이전 개인전의 제목이 <바디랭귀지: 회화의 즐거움>이었어요. 저는 보디랭귀지란 춤이라고 생각해요. 그림을 그리는 것 또한 같은 행위라고 생각하고요. “탱고는 둘이서만 출수 있다”라는 미국 속담이 있어요. 혼자서 출 수 없다는 뜻이죠. 저는 그림과 탱고를 췄다고 생각하거든요. 포스터는 제 오른손 손바닥을 도장처럼 찍은 형태인데, 탱고를 춘 사이인 저와 그림을 잇는 제 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전시에 이어 스튜디오 콘크리트와 함께 초가치 예술 실험 작업 ‘1111’도 시작했어요. 작품을 금전 판매만이 아닌, 가치 있는 무언가와 물물교환하고, 교환한 물품을 전시로 선보이는 생경한 예술 프로젝트.
'TANGO' 오프닝을 며칠 앞두고 홍식이(유아인의 본명)에게 전화가 왔어요. “철화야, 'TANGO'는 네 전시니까, 강요하는 건 아니야. 다만 고민해줬으면 하는 게 있어. 작품에 가격표를 붙여서 파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봤거든. 그러다 ‘예술은 돈이 많은 사람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라는 선입견이 어쩌면 예술과 사람 사이를 더 멀어지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 의미로의 작품들을 판매가 아닌 물물교환해보는 건 어때? 교환 가능한 대상은 시 한 편이 될 수도, 빼어난 아이디어가 될 수도, 음악이 될 수도 있는 거지. 가치는 작가인 네가 결정하는 거야.” 무릎을 탁 칠 만큼 좋았죠. 저도 작가로서 그림을 돈으로 환산하는 게 늘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저도 작가 활동이 생업이기 때문에 잠깐 고민은 했죠. 그러다 시도해보기로 했어요. 제 그림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돈이 아니어도 가치 있는 무언가를 내놓고 제 작품과 바꿀 수 있어요.

Text Yang Boyeon
Photography Noh Seun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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