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에게 무해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로드리고 그라시아 알바레즈가 론칭한 비건 캔들 브랜드, 에이맨AMEN.

AMEN

에이맨Amen은 로드리고 그라시아 알바레즈Rodrigo Gracia Alvarez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상의 빛을 찾는 과정을 담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비건 캔들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청담동에 위치한 하이엔드 니치 향수 콘셉트 스토어 ‘리퀴드 퍼퓸 바Liquides Perfume Bar’를 통해 전개하고 있으며, 향수의 본고장인 프랑스 그라스에서 천연 식물성 왁스를 재료로 수작업해 완성한다.



2020년 DSMP(Dover Street Market Paris)에서 스티브 라흐마트가 사운드를 담당한 설치미술 작품‘버섯과의 대화Mushroom Conversations’를 전시하며 데뷔 컬렉션을 마친 그는 이후에도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 프리즈 뉴욕Frieze New York, 갤러리 케른바이네Galerie Kernweine, 갤러리 델 파세오Galeria del Paseo 등 12개 도시 곳곳에서 전시를 선보이며 플라스틱을 대체한 생분해성 제품을 대안으로 제시해 주목받았다. 로드리고의 독특한 디자인과 환경보호 철학은 연인이자 조각가 카타리나 카민스키Katharina Kaminski를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는데, ‘제3의 성’이라 불리는 ‘간성間性’으로 태어난 이들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2021년 협업한 라이트스컬프처Light-Sculpture 컬렉션을 발표했으며, 파리를 비롯한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 아트 바젤Art Basel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최근 파리의 유명 요가 스튜디오 라사 요가Rasa Yoga와 협업해 개발한 일곱 가지 향의 차크라Chakra 캔들을 직접 소개하기 위해 내한한 로드리고를 <데이즈드>가 직접 만났다. 

<데이즈드>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비건 캔들 브랜드 에이맨을 론칭하고, 브랜드를 통해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는 남아메리카 출신 디자이너 겸 환경운동가다. 우루과이의 시골 마을, 플로레스Flores에서 태어났으며, 현재는 우루과이와 파리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캔들, 에이맨의 탄생 스토리를 듣고 싶다.
호텔 디자인 협업 프로젝트 중 캔들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두통이 느껴졌고, 그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파라핀 왁스로 만든 캔들은 연소 과정에서 많은 독성물질이 나오는데,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와 같이) 이는 폐에 해로운 것은 물론이고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와 친구들을 위해 인체에 해로운 파라핀을 첨가하지 않은 캔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패키지 역시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버섯을 원료로 제작하면서 브랜드 에이맨을 론칭하게 되었다. 현재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에 리퀴드 퍼퓸 바를 통해 서울에서도 에이맨을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 사람들에게 에이맨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버섯 패키지가 신선하다.
버섯 패키지는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이 친환경 패키지를 우리만 사용하지 않고 많은 브랜드와 공유함으로써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꿈꾼다. 버섯 패키지를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제작비도 비싼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50시간 동안 피울 수 있는 캔들이 분해되는 데 500년을 소요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더 열심히 만들었고,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원가 절감을 통해 더 많이 생산하고 있다.   

에이맨은 설치미술 작품 버섯과의 대화의 전시와 함께 데뷔했고, 조각가 카타리나 카민스키와 협업한 라이트스컬프처 컬렉션을 발표했다. 준비 중인 아트 프로젝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은 밝힐 수 없지만 매우 특별한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와 함께 새로운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또 12월에는 에이맨의 버섯 패키지를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이를 계기로 박물관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플라스틱 없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지금 그러하듯 앞으로도 카타리나와 함께 파리와 우루과이에 있는 집과 스튜디오를 오가며 새로운 작품을 계속 만들어 공유할 것이다.

디자인에서 오리엔탈 무드가 느껴진다. 평소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은가.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동양의 인간적 문화에 대해, 디자이너로서는 아시아의 디자인과 건축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균형과 조화에 대한 개인적 탐구를 지속하고 있는데, 특히 동양 문화에서 느껴지는 ‘조화’를 사랑한다. 제품이란 무엇인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같은 진부한 구분 대신 자연과 환경, 그리고 그 안에 감정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방식을 이야기한달까. 아시아 작가 중에는 이배 화백의 작품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의 작품은 빛의 언어로 대화하는 것 같다. 마치 에이맨처럼.

불완전함의 미학을 프레이그런스에 가득 담아냈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불완전함의 미학은 무엇인가.
자연에서 불완전함은 지속적 변화 속에 존재하는 찰나다. 불완전하다고 부르는 것은 그것이 완벽함이나 균형에 도달하기 바로 직전, 그리고 다시 불균형이 새로운 수준의 균형으로 성장하는 동안 완벽함과 불완전함의 순환에서 변화하고 진화하는 것이다. 그러한 불완전함은 삶의 순환이며, 우리가 불완전함을 볼 때 살아 있다고 느끼는 이유다.

브랜드 메인 키워드인 차크라에 빗대어 설명해 보자면.
감사는 더 높은 빈도에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 마음이다. 차크라chakra는 움직이는 원을 의미하며, 우리는 일곱 가지 차크라, 즉 에너지의 원을 지니고 있다. 각 차크라는 일상 속 성장 가능성을 지녀 외부 자극에 의해 각성된다. 차크라는 에센셜 오일과 캔들 같은 감각적 자극을 통해 확장되고 균형을 잡게 된다. 에이맨의 캔들은 요가 스튜디오, 마스터들과 협업하며 아로마세러피 원칙에 따라 만든다. 첫 번째 캔들은 뿌리 차크라를 깨워 땅바닥과 고요함을 느끼게 하는 베티버이고, 두 번째 캔들은 창조적이고 관능적인 자아를 조절하는 샌들우드다. 명치에 활력을 불어넣고 마음을 열어 매일 사랑을 축하하는 장미, 목구멍의 차크라를 위한 유칼립투스, 진정성과 진실로 우리의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한 유칼립투스, 제3의 눈을 통해 직관을 일깨우고 새로운 관점을 여는 재스민,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는 휴식을 취하기 좋은 크라운 차크라를 위한 라벤더다. 리퀴드 퍼퓸 바 플래그십 청담에서 이 향들을 맡고 직접 본인의 취향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새롭게 출시한 컬렉션의 일곱 가지 향 중 가장 좋아하는 향은 무엇인가.
향기는 음악과 같다. 때로는 지미 헨드릭스 음악을 듣고 싶고, 때로는 밥 말리 음악을 듣고 싶은 것처럼 음악과 향기는 어떠한 상태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대답이다. 그렇기에 상황에 따라 좋아하는 향이 달라지는데 베티버는 명상, 즉 창조적 정신 상태로 인도해 일상의 촛불과도 같다. 또 욕실에서는 유칼립투스로 상쾌함을 더하기를 좋아하고, 잘 때는 라벤더를 선호한다.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는 보통 샌들우드 향을 선택하고, 장미 향을 선택해도 좋다.

향을 직접 맡아볼 수 없는 <데이즈드> 독자들을 위해 묘사해 줄 수 있는가.
에이맨의 철학은 자연을 따르는 데 있는 만큼 화학원료를 배합한 향 대신에 우리는 자연 자체를 추구한다. 그렇기에 에이맨의 향에서는 자연을 느낄 수 있으며, 순수함과 진실함도 전해진다.  에이맨 캔들을 켜놓으면 인위적인 향이 아닌 자연과 들판이 떠오를 것이다. 

빛나는 하루를 맞이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당신만의 가장 쉬운 방법 한 가지를 말해준다면.
주로 명상을 통해 삶의 빛을 찾지만 꼭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날씨가 만들어주는 자연의 음악을 듣거나 음악을 연주할 때 등 우리 모두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영감의 순간, 살아 있다고 느끼는 그 순간의 빛을 발견한다. 특별한 방법이 있다기보다 우리는 이미 그 빛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Text Yoo Eunyoung
Photography Park Sangjun
Art Kang Jiung
Assistant Hyun Junghwan

자료 제공 에이맨 by 리퀴드 퍼퓸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