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이라는 성정, 뜨겁고 서늘한.

THE FREEZING HOT


구김 디테일을 살린 실린더 바이커 재킷은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크리켓 니트 풀오버와 레이어드한 옥스퍼드 셔츠, 자수 장식 데님 팬츠는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레더 보머 재킷과 프린티드 팬츠, 레이스업 워커는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그 여유와 품새, 딱 준열 같은 부피와 가늘기에서만 감지할 수 있는 서늘함이 있다. 그건 새파란 불꽃 같아서 그저 쳐다볼 때와 다가가 그 온도를 겪고 귀를 기울 였을 때 사이엔 사무치는 감각의 차이가 있다. 단적이고도 물리적인 예로 비가 쏟 아지는 7월의 오후. 눅진한 공기 속 덥고 불쾌한 가운데 폴로 랄프 로렌의 정교한 재킷을 걸치고도 초연히 뽀송뽀송하다면 류준열, 미간이 뒤틀리고 모공이 만개하는 가운데 뉴트럴한 눈초리와 입술 사이 밭고도 먼 간격을 사수한다면 류준열, 혹한기 같은 표정과 아스라이 깊은 목소리를 한 스위트토커sweet-talker라면 아무렴, 다른 누구도 아닌 류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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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연신 물을 뿌려댔고, 2020년은 또박또박 제 걸음을 갔다. 그렇게 쏴 붙이고도 무지개 한 번 건네지 않는 본새가 야속해도 투정을 부릴 깜냥이 못 된다, 나는. 땅이 흔들릴 때나, 쓰나미가 집어삼킬 때나, 아이폰이 나왔을 때나 코로나19 가 도래했을 때나, 우린 거기 있을 따름이었다. 다만 우리는 없(다고 굳게 믿었으나 이미 있는)던 걸 만들거나, 조금 상기된 목소리로 말을 하거나, 춤을 추거나, 운이 좋다면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한다. 그 알량한 호흡들이 모여 이따금 세상을 전 부치듯 뒤집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은 공공연히 꿈을 꾼다 말하지 않는다. 서늘한 얼굴을 하고 속 깊이 불을 지피거나, 뜨거운 가슴을 하고 세상 쿨한 일들을 벌인다. 류준열처럼. 아닌 게 아니라 그는 타오르고 있다. 간담이 서늘할 만큼 뜨겁게.

Editor Oh Yura
Text Lee Hyunjun
Fashion Lee Hyeyoung
Photography Kim Heejune
Hair Lee Iljung
Makeup Kang Yoonjin
Set Lee Nakyung(Calla7)
Assistant Choi So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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