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를 목격한 버버리, 21세기를 만드는 뉴진스 다니엘, 그리고 열다섯 해째 대한민국의 유스 컬처를 아카이빙 중인 <데이즈드>가 어느 오두막에서 회동을 도모한 이유.

WE SABOTAGED THOSE GENERAL IDEAS AT A SMALL COTTAGE

빈티지
체크 스윔웨어와 사이드 스트라이프 디테일의 빈티지 체크 스트레치 코튼 팬츠는 버버리(Burberry).


체크 패턴의 스트레치 코튼 오버사이즈 셔츠와 릴랙스 핏 진은 버버리(Burberry).


체크 패턴의 코튼 포플린 크롭트 셔츠와 엠브로이더리 EKD 데님 미니스커트, 레이어링한 체크 패턴의 스트레치 나일론 트라이앵글 비키니는 모두 버버리(Burberry).


오버사이즈 데님 셔츠는 버버리(Burberry).


빈티지 체크 패턴의 코튼 타이 웨이스트 셔츠 드레스와 톱 핸들 노트 백은 버버리(Burberry).


체크 패턴의 스트레치 코튼 오버사이즈 셔츠와 체크 패턴의 스트레치 나일론 트라이앵글 비키니, 사이드 스트라이프 디테일의 빈티지 체크 스트레치 코튼 쇼츠, 스몰 런던 토트백은 모두 버버리(Burberry).


체크 패턴의 스트레치 코튼 오버사이즈 셔츠는 버버리(Burberry).


체크 패턴의 코튼 포플린 크롭트 셔츠와 엠브로이더리 EKD 데님 미니스커트, 레이어링한 체크 패턴의 스트레치 나일론 트라이앵글 비키니, 우븐 레더 슬라이드는 모두 버버리(Burberry).


오버사이즈 데님 셔츠와 로고 디테일 빈티지 체크 브라톱, 사이드 스트라이프 디테일의 빈티지 체크 스트레치 코튼 쇼츠, 톱 핸들 노트 백은 모두 버버리(Burberry).

 

우리는 작은 오두막에서 만나기로 했다. 집주인이 붙여둔 ‘오두막’이라는 이름이 무심코였는지 계산 아래였는지 생각했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조악한 것은 낭만적으로, 비범한 것은 인간적으로 변했다. 도시살이가 만든 나의 맹랑함은 잠시 낭만으로, 현대와 근대가 각각 지명한 다니엘과 버버리는 비로소 가까이 보였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니엘과 동년배일까, 아니면 크리스토퍼 베일리부터 대니얼 리에 이르는 시간을 관망해 온 선배들일까. 그런 잡념에서 깨어나 잠시 창밖을 봤다. 저 비탈길 아래서 나비 같은 소녀가 하늘하늘 걸어온다. 날개를 접듯 생긋 눈웃음을 포개며 이런 말도 한다. “초록 속에 와서 너무 행복해요. 자연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꼬박 한 세기. 우비 안감으로 처음 만든 버버리의 체크가 이토록 세상의 겉옷 위에 선명하게 교차하던 시절이 또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오늘 이후 버버리가 지켜온 아이덴티티는 다니엘의 선한 눈매처럼 완만하고, 동시에 뉴진스의 출현처럼 뾰족하다. “버버리를 떠올리면 제 어린 시절의 기억이 겹쳐요. 어릴 땐 언니랑 자주 놀았거든요. 엄마와 할머니 옷장 속 옷을 뒤져 입고 모델처럼 런웨이를 걷는 놀이를 하기도 했어요.(웃음) 그때 입은 옷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한 게 바로 할머니의 버버리 코트였어요. 어린 제 눈에도 오래된 그 코트는 여전히 멋있고 우아했어요. 버버리에 대한 인상을 굳힌 건 아마 그 무렵인 것 같아요.”

건강관리에 진심인 다니엘은 흡사 영양사나 식품공학자 같았다. 자세를 고쳐 앉아 사뭇 진지한 눈빛으로 멤버들의 특징을 반영해 한 명 한 명 적절한 영양소에 비유했다. 뉴진스의 뉴트리셔니스트가 여기. “이거, 제가 한번 생각해 봤거든요. 혜인은 비타민 C가 어울려요. 특유의 상큼함이 있거든요. 민지 언니는 단백질 아니면 마그네슘. 어딘가 단단하고, 늘 우리에게 필요한 기운을 불어넣어요. 하니 언니는 식이섬유나 오메가3. 몸은 물론 마음까지 건강하게 해주는 식이섬유 같은 느낌. 섭취용 오메가3처럼 작고 동글동글 귀엽기도 하고요. 해린은 비타민 A예요. 비타민 A는 신체 장기를 튼튼하게 유지해 주는 영양소인데 해린은 뉴진스에서 바로 그런 존재예요. 뉴진스와 버니즈를 이토록 긴밀하게 엮은 배후에는 ‘포닝Phoning’이 있 다. “저랑 버니즈의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이에요. 팬들과 소통하면서 얻는 힘, 에너지가 정말 커요. 가끔은 포닝을 통해 팬들께 무언가 궁금한 걸 묻는 경우도 있는데, 똑똑한 분이 정말 많아요. 하나를 물으면 깊이 있는 수많은 답변이 돌아와 되레 제가 배우는 것이 정말 많죠. 보내주시는 포닝 메시지는 수시로 확인해요. 캘린더에 댓글도 달고요.” 2023년 6월호. <데이즈드>는 통권 200호를 펴내며 그 첫머리에 뉴진스 의 다니엘과 버버리의 만남을 쓰기로 했다. 그때와 지금, 옛것과 새것, 클래식과 컨템퍼러리. 인간의 인식을 규정하는 ‘시간’, ‘역사’, ‘아카이브’ 같은 개념에서 세월을 지나온 ‘유구함’과 막 태동한 ‘무구함’이 부딪힐 때 가장 크고 낯선 파동이 인다. 19세기를 목격한 버버리와 21세기를 만드는 뉴진스, 그리고 그 가운데 열 다섯 해째 대한민국의 유스 컬처를 아카이빙 중인 가 어느 오두막에서 회동을 도모한 이유다. 어렵고 복잡한 건 우리가 할 테니, 열여덟 살 다니엘은 그저 행복하면 될 일. “저는 어릴 때부터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하면서 사는 삶을 꿈꿨어요. 뉴진스로서 제가 꿈꿨던 10대의 모습을 살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남은 제 10대도 신날 것 같아요. 정말 바쁘고 정신없는 가운데 시간이 빨리 지나가겠지만, 엄청 많은 경험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지금 제 앞에 있는 한순간 한순간이 이렇게 소중해요. 열심히 살고 있어요.”

Director Oh Yura
Text Lee Hyunjun
Fashion Choi Yumi
Photography Yoon Jiyong 
Art Ha Suim
Hair Shin Gabe
Makeup Lee Sol
Nail Breathnailz
Set Jeon Yaebyul
Assistant Lee Mingyu, Lee Chongun

더 많은 화보와 기사는 <데이즈드> 6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Check out more of our editorials and articles in KOREA June print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