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야기하는 김소현의 눈이 유난히 희고, 맑고, 또렷했던 날.

I AM

Text Kwon Sohee


화이트 니트 톱은 페라가모(Ferragamo), 아이웨어는 젠틀 몬스터(Gentle Monster).


드레스와 슈즈는 웰던(We11done), 블랙 삭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레드 컬러 레더 재킷은 프라다(Prada).


블랙 후디는 본봄(Bonbom), 화이트 모자는 큐밀리너리(Qmillinery).


브라운 코트와 스커트, 슈즈는 모두 프라다(Prada).


블랙 레더 코트와 화이트 니트 톱, 블랙 쇼츠와 부츠는 모두 페라가모(Ferragamo)

오늘 저 깜짝 놀랐어요.
왜요?

사진 속 눈이 깊고 좋아서요.
결과물 볼 때면 저도 조금 느껴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있구나’ 싶어서. 외적으로 더 성숙해져서일 수도 있겠지만 원래 화보 촬영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었거든요. 지금은 많은 걸 내려놓다 보니.(웃음)

 여유가 생겼군요. 성숙하다는 말은 줄곧 들어왔죠? 어른스럽다는 말.
맞아요. 이렇게 인터뷰하는 상황이나 공식적인 자리가 되면 차분해지는 편이라서요. 그렇다 보니 어릴 때부터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는 말을 들었죠.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마냥 그렇지만은 않은데’ 생각해요. 제가 장난도 많이 치고 엄청 밝은 면이 있거든요.

사회생활을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편이잖아요. ‘빨리 나이 들고 싶다’ 생각해 본 적 있나요.
한 스물두 살까지는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스물셋부 터는 한 해 한 해 되게 잘 보내야겠다, 내 생각보다 시간이 빠르게 가겠다, 이런 느낌이 새삼 들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싶어졌어요.

오늘 소현 씨는 지금 나이에 딱 맞게 너무 예뻤어요, 스물넷.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2년 정도의 공백이 있었는데, 쉬었나요.
촬영은 꾸준히 했지만 쉬기도 했어요. 처음 갖는 휴식기였거든요. 복학도 했어요. 잠도 많이 자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고민도 많이 했고요.

맞아요. 스펙트럼이 넓은 장르죠. 연기도 사랑도 결국 누군가를 이해하는 과정에 놓인 작업이기도 하고.
맞아요. 안다고 생각했는데 연기할 때면 막상 ‘난 다 경험해 보지 못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제가 처음 마주한 상황 앞에서는 배울 것이 한없이 많구나, 아직 느낄 것이 많구나 깨닫고요.

김소현은 배우 일도 좋아하지만 기본적으로 배움 자체를 즐기는 것 같아요. 맞나요.
그런 것 같아요. 엄청 적극적으로 도전하진 않지만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 하는 갈증은 늘 있어요. 

요새 더 알고 싶은 것이 있나요.
음··· 글이요. 로맨스나 추리 소설 읽는 걸 좋아해서요. 소설이나 대본 볼 때 ‘나 라면 이렇게 쓸 수 있었을까?’ 아니면 ‘내가 만약 글을 쓴다면 어떻게 쓸까?’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목표가 소설 책 한 번 써보는 거. 언젠가는 써보고 싶어요. 꼭 세상에 내놓지 않더라도요.

제가 다 궁금한데요. 이 자리에서 주인공 이름 먼저 정해 보는 건 어떨까요.
주인공 이름··· 저는 ‘설’ 자가 들어가는 이름을 좋아해서 설화, 이런 이름을 쓰 지 않을까 싶어요. 언젠가 가명으로 내면 ‘이건가?’ 하고 알아주세요.(웃음)

Text Kwon Sohee
Fashion Hwang Jungwon
Photography Kim Yeongjun
Art Ha Suim
Hair Baek Heungkwon
Makeup Lee Young

더 많은 화보와 기사는 <데이즈드> 폴 에디션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Check out more of our editorials and articles in DAZED KOREA Fall Edition print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