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품에 안긴 제니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저는 완성을 원하지 않아요”라고 말할 때. ‘옳지, 그게 샤넬이지’ 그런 마음을 먹었다.

JENNIE


글리터 톱, 뮬, 브레이슬릿, 다양하게 연출 가능한 사이드 팩 백, 스타킹은 모두 샤넬(Chanel).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 벨트, 미러 선글라스는 모두 샤넬(Chanel).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 벨트, 미러 선글라스는 모두 샤넬(Chanel).

 

 

 

2년 만이네요.
맞아요. 그때는 뭐만 하면 너무 긴장하던 때거든요. 그래서 촬영도, 인터뷰도 뭘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요. 마냥 떨던 기억만 나요.(웃음)

인터뷰는 자기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익숙지 않으면 어려울 거예요. 지금은 어때요?
아무래도 완벽히 세팅된 상태로 무대에 서거나 화보 찍는 게 익숙하긴 하죠. 인터뷰는 저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거잖아요. 부끄럽죠, 당연히.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그래도 2년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흐흐.

확실히 그래 보여요. 그때랑 지금 눈빛이나 표정이 다르거든요. 더 편안해 보여요.
아,정말요? 오,다행이다.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데뷔하고 너무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일이 ‘차자자작’ 지나가다 보니까요. 자고 일어나면 뭐가 또 막 달라져 있는 거예요. 편안해진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언제부턴가 익숙해진 느낌은 들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는 잘 몰라요. 너무 많은 일이 ‘타다다 닥’ 벌어졌으니까요.

오늘 아침까지 블랙핑크 새 앨범 재킷 촬영했다면서요. 피곤하지 않냐고 물어보려 했는데, 그러기에는 좀 쌩쌩해 보이네요?
네, 멀쩡해요.(웃음) 컨디션보다 얼굴이 피곤해 보이면 어 쩌나 살짝 걱정했는데요, 스태프가 다들 예쁘게 잘 해주셔서 괜찮았던 거 같아요.몇 년 전부터 샤넬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데, 패션 화보는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저도 엄청 기대하면서 왔어요. 긍정적인 마인드로.

사진가가 찍어주는 사진말고 꼭 자기 카메라로 몇 장 더 찍더라고요. 재미있어요.
에이, 근데 화보랑은 확실히 달라요. 화보는 전체적인 무드를 생각해서 그에 맞게 표정이나 포즈를 해야 하잖아요.근데 그게 딱 끝나고 제 카메라로찍을 땐 좀 더 자유롭고 일상적인 모습을 남길 수 있어요. 화보로만 남기기 아깝잖아요. 집에 가서 혼자 보고 또 보고 그래요.

같이 보면 안돼요? 꼭 혼자만 봐요?
마음에 드는건  인스타그램에 올리죠. SNS는 제가 팬들과 바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니까 당연히 공유해요. 이것 저것 재미있게 하려고 엄청 노력해요.

오늘 제니의 카메라는 뭐죠?
요즘? (품에 있던 샤넬백을 주섬주섬 뒤지며) 요즘은 뭘 쓰냐면요, 하나는 제가 정말 애정하는 카메라여서 안 알려드릴 거고요. 하하. 이거는 리코 GR이라는 필름카메라예요. 리코 GRD라는 디지털카메라를 워낙 잘 쓰다가 얼마전에 같은 모델의 필름카메라를 샀어요.지금 여기 든 게 첫 롤이거든요. 그래서 오늘 찍은 사진이 어떻게 나올 지 기대돼요.

나머지 하나는 정말 비밀이에요?
네, 정말이라니까요.(웃음) 살짝 보여드리기만 할 테니까 인터뷰에 쓰시면 안 돼요. 이거 되게 장난감처럼 생겼거든요. 어떤분이 유럽여행에서 이 카메라로 찍은사진을 보고 반해서 어렵게 구했어요.

‘인간 샤넬’이라는 말 들어봤어요?
(몸을 배배 꼬며) 하하하. 네, 들어봤어요. 굉장히, 굉장히 영광스러운 별명이죠. 요즘 제가 샤넬과 많이 작업하니 까요. 샤넬과 제가 하나로 겹치면서... 뭐, 그런 거. 히히. 몰라요. 그냥 감사하죠.

오늘 촬영하면서 샤넬을 잔뜩 입었는데, 입고 온 옷도 샤넬이네요. 가방도, 휴대폰 케이스도.
화보 촬영을 위해 저도 나름대로 신경 써서 입고 왔죠.

샤넬은 현재의 제니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솔직히 말하면요, 샤넬은 제가 평소 꿈꿔온 브랜드예요. 다들 그렇겠지만요. 딱 한 번이라도 같이 작업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현실이 된 거잖아요. 신기하고, 즐겁고, 행복하기도 한데 요즘은 부담감도 좀 생기고 있어요.

어떤 점이 그래요?
선을 잘 지키고 싶거든요. 샤넬과 제니가 조화롭게 보이는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어느 한 쪽이 너무 과하게 드러나는 것도 좋은 건 아닌거 같아요. 서로 균형을 잘 맞추면서 재미있고,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늘 제니를 통해 샤넬을 다시 보게 됐어요. 나는 그래요.
오, 그거 칭찬이죠? 너무 감사합니다.(웃음) 이번 시즌 룩을 본 순간부터 너무 입어 보고 싶었거든요. 오늘 입은 옷 전부 화려하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헤어랑 메이크업도 평상시랑은 좀 다르게 해봤고요.

‘샤넬, 어렵지 않아요.’ 뭐, 그런 느낌도 들었어요.
솔직히 샤넬이라는 브랜드를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기는 어렵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샤넬은요, 좋아하는 청바지에 흰 티만 입고 샤넬 브로치나 스카프, 백 하나만 툭 걸쳤을때 더 멋진거 같아요. 그게 정말 특별한샤넬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오늘 화보 촬영 때 샤넬을 잔뜩 입었지만 중간중간 제가 가지고 있는 빈티지 아이템도 섞었거든요. 그렇게 입으면 돼요. 저는 항상 뭘 다 막 섞은 다음에짠! 하고 나오는걸 가장 좋아해요.

불과 며칠 전, 칼 라거펠트의 손길이 담긴 마지막 샤넬 패션쇼 현장에 있었죠.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한 거라 할 수 있어요. 어땠어요?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었어요. 거기 있던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그분을 추모하고, 마음속으로 많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마지막에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가 하얀 꽃한송이를 들고 걸어나오는데요, 샤넬이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굉장한 역사라는걸 느낄 수 있었어요. 엄청난 노력과 정성이 담겨 있다는걸.

 

 

......

 

 

갑자기 울 것 같은 얼굴이 되네요?
대단한 분을 잃은 건 참 슬픈 일이니까요. 그 분을 가까이에서 본 적은 있지만 함께 작업해보지 못한 게 아쉬워요.

이맘때 기분이 어때요? 블랙핑크 이름으로 새 앨범이 ‘짠’ 하고 나오기 직전이요. 안에서는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났을 지금.
컴백까지 한 달 정도 남은 거 같은데 아직 반밖에 안 온 거 같아요. 만약 90%정도 준비된 상태라면 지금 기쁘기만 할 거예요. 근데 아직 조금 미완성이에요. 열심히 준비해서 빨리 보여드리고싶어요. 빨리 ‘뿅’ 하고 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전 세계 어디서든 블랙핑크 노래가 울려 퍼지겠죠?
그럴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면 좋죠. 이번에 미국 투어도 예정되어 있으니까 아마 더 많은 분에게 저희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을거 같긴 해요. 근데저도 그렇고 저희 멤버들도 아직 모든 게 실감 나진 않아요. 그냥 순간 순간 뮤비 잘 찍고, 음원 잘 나오는 것만으로도 ‘우아~’ 하면서 좋아해요. 아직은 그 안에 있고 싶어요. 너무 크게,무겁게 생각하면 될 일도 안 된다고 하잖아요.

2년 전 만났을 때 마지막 질문 기억해요? 그걸 또 물어볼래요. 제니는 이제 완성됐나요?
제 성격이 좀 그래요. 만족을 잘 몰라요. 아직도 하고 싶은 거 많고, 채워지지 않은 것만 같아요. 그래서 늘 뭘 갈구해요. 제가 저에게 만족하면 그냥 거기에 멈춰버릴 것 같아요. 저는 완성을 원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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