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예술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우리에게는, 자신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로 살아남고 싶은 그대에게는, 쉴 틈 없이 일해도 삶의 맥락을 찾기 힘든, 그래, 나에게는.

전도연이 있다.

Text Lee Bom


로 백 코트, 머리에 올린 유려한 곡선 실루엣과 B 클로저가 만나 유니크한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핸드백 아워글래스Hourglass 스몰 사이즈는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로 백 페이크 퍼 코트와 트월 이어링은 발렌시아가(Balenciaga).

 

 

 

 


LOVE PARIS 패턴 블라우스와 데님 팬츠, 에펠탑 디테일의 B 이어링, 모노그램 벨트는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3D 슬리브 테일러링 재킷과 이너로 입은 실크 블라우스, 테일러링 팬츠, 크리스털 달라스 이어링, 탑 핸들로 우아함을 더한 아워글래스 백 스몰 사이즈, 와이드 오픈토 샌들은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사실 배우 여러분이 패션 매거진을 촬영할 때는 대부분영화 개봉을 앞두거나 홍보하기 위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엔 그런 이슈가 없어요. 그런데도 <데이즈드>와 발렌시아가라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명확한, 젊고 패션적인 두 플랫폼과 함께한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지요. 또 패션에 대한 가치관 같 은 것도 궁금합니다.
패션 가치관까지야, 저는 그냥 편한 걸 좋아해요. 그래서 패션이나 옷에 대한 동경은 있지만 그냥 그건 동경이고, 제 스타일과 조금 동떨어져 있어도 관심을 가지는 정도예요. 그리고 이번 촬영에 참여한 이유는 발렌시아가 옷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정말 발렌시아가를 좋아하고, <데이즈드>라는 젊은 잡지에서 전도연이 발렌시아가를 입고 <데이즈드>라는 젊음을 입으면 어떤 색이 나올까 궁금해 참여했어요. 하지만 막상 하기로 결정하고도 믿기지 않더라고요. 정말 할 수 있어? 정말 해? 이러고. <데이즈드>, 발렌시아가, 전도연이 컬래버레이션 하면 어떤 색이 나올까? 하는 호기심과 설렘 그리고 기대 등 여러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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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연기로만 길다면 긴 시간 동안이 자리를 유지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배우가 꿈이 아니더라도 요즘 젊은 친구들은 다 ‘전도연’이 되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떤 영역에서든 누가 뭐라 할 수 없는 글로벌한 브랜드가 되고자 하니까요. 얼마나 치열하게 사셨는지, 또 자신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갖고 계신지.
사실 배우가 아닌 뭘 해도 잘했을 것 같은데.... (웃음)네, 저는 뭘 해도 잘했을 것 같아요. 재주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냥 제 자신에 대한 믿음 같아요. 성실함에 대한. 그리고 이게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는데, 잘 타협하지 못하는 것.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전도연이 돼 있는 것 같아요. 남들보다 앞서가지 않아도 그냥 나를 벗어나지 않고 꾸준히 그 자리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 주변에 서 그런 것을 요구했을 거 아니에요? 내가 아닌 다른 모습 같은 거요. 제가 할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제가 가진, 못생기면 못생긴 대로 제 생긴 모습 그대로를 그냥 해온 거 같아요. 뭔가 꾸며내거나 만들어내지 않고 말이죠. 그런데 그건 굉장한 용기였어요. 제 자신에 대해 뭔가 자신감이 있다거나 자아가 강해 그런 게 아니라 끊임없이 저를 놓지 않고 계속 온 것은 용기였던 것 같아요.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조금은 압니다. 특히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요. 그래서 제가 오늘 뵙자마자 헤어스타일이나 모습에서 영화 <접속>의 수현을 투영했습니다. 성별을 나누는 것을 싫어하지만 여성으로서 프로페셔널한 삶을 영위하기 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브랜딩을 리드하고 계신 분으로 서 근사한 여성으로 살아남기, 궁금합니다.
민감한 문제가 됐잖아요, 젊은 친구들한테. 저는 여자 배우이기도 하고 그냥 배우이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유연한 것 같아요. 만약 누군가가 제게 여배우라고 하면 여배우인 것이고, 배우라고 하면 배우인 것이 고. ‘여성으로서의 나’라는 생각보다 그냥 ‘인간으로서의 나’에 대한 생각이 더 강한 것 같아요. 성별을 떠나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만 명확히 구분해요. 굳이 성별로 나눠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지 않고요. 제가 부족한 건 ‘여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으로서 부족한 것이고, 그래서 필요하다면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하고 싶고요. 그리고 반대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와주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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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2020년대가 됩니다. 전도연의 미래, 우리는 어떤 것을 기대하고 기다리면 좋을까요.
글쎄, 저도 궁금해요.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과정이고. 그리고 다 알 수 없잖아요. 죽을 때까지 저를 다 알 수 있을까 싶어요. 저에 대해, 제 일에 대해, 인간 전도연에 대해 저도 알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배우 전도연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맞아요, 그건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이번 촬영에도 그런 요소가 좀 있는데, SF 영화 해보 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해보고 싶어요. 안 해본 장르가 훨씬 많고, 그런 것을 경험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늘 바라요. 그런데 오늘 입은 셔츠 정말 예뻐요. 멋있어요.

 

 

 

Text Lee Bom 
Fashion Kang Yiseul
Photography Cho Giseok 
Hair Lee Seonyoung
Makeup Won Joyeon 
Editor Lee W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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