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누가 잘될 거 같아요?” 패션 매거진에서 일하는 에디터로서 끊임없이 받게 되는 질문이다. 요즘 대답은 이렇다. “장동윤요.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 나오는.”

우리 장동윤

Fashion Bom Lee, Woo Min Lee 
Text Ji Woong Choi
Photography Sung Hyun Choi
Hair Anna Im
Makeup Bom Lee

 

다양한 폰트와 컬러로 브랜드 네임을 적은 후드 톱은 버버리(Burberry).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실크 셔츠는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이너로 입은 프린트 톱은 구찌(Gucci), 물감을 마구 흩뿌린 듯한 프린팅이 귀여운 데님 팬츠는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멀티컬러 파이핑 포인트의 화이트 스니커즈는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

커팅 디테일과 워싱이 멋스러운 데님 베스트는 디젤(Diesel), 스트라이프 셔츠는 솔리드 옴므(Solid Homme), 레트로 무드의 컬러가 돋보이는 노란색 프린트 톱은 파라점퍼스(Para Jumpers), 화이트 스니커즈는 오프화이트(Off-White), 팬츠는 에디터의 것.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베스트 재킷, 헤리티지 체크 셔츠와 버킷 해트는 모두 버버리(Burberry).

레터링 프린트 톱은 구찌(Gucci).

 

내가 가지지 못한 걸 욕심내면 불행지는 것 같거든요. 그냥 나에게만 집중하면 돼요.
그럼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어요.

 

실버 가로줄 포인트의 니트 톱과 블랙
팬츠는 닐 바렛(Neil Barret), 베레모는 캉골(Kangol), 멀티컬러 파이핑 포인트의 화이트 스니커즈는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

자주색 슈트 재킷과 팬츠는 폴 스미스(Paul Smith), 이너로 입은 파란색 슬리브리스 톱은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얼굴을 프린트한 스웨트셔츠는 몽클레르(Monclear), 노란색 벨트를 더한 와이드 팬츠는 비욘드 클로젯
(Beyond Closet), 화이트 스니커즈는 디올 옴므(Dior Homme).

더블 코튼 저지 소재의 버건디 슬리브리스 스웨트셔츠, 스트레치 코튼 쇼트 슬리브 셔츠,
허리 밴드에 장식한 재킷 바스크가 멋스러운 블랙 울 오토만 소재의 플리츠 와이드 팬츠,
B01 시그너처 장식의 블랙&화이트 송아지 가죽 스니커즈는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생각나는 대로 그냥 물어볼게요.
좋아요. 원래 그게 인터뷰 아니에요? 저 오늘 같은 화보 촬영이나 인터뷰 많이 하고 싶거든요. 그냥 다 솔직하게 말할 테니까 알아서 써주세요.(웃음)

처음에 어색했죠?
아직 사진 찍는 건 좀 힘들어요. 원래는 민망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을 정도였어요. 자꾸 하면서 익숙해 져야죠. 저는 작품이든 일상생활이든 오늘 입은 것처럼 못 입거든요. 언제 입어 보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나중에는 재미있던데요.(웃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가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그렇다고들 해요. 근데 무슨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니까 저는 진짜 모르겠거든요. 다들 모르는 사람 만나면 어색하고 그런 거 아닌가.

우리 둘도 모르는 사이인데 동윤 씨가 낯 가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네요.
저도 어색하진 않아요. 친해지면 말 엄청 많아요, 저.(웃음)

배우가 된 계기는 동윤 씨가 이 일을 하는 내내 따라다닐 거예요. 나까지 합세하긴 싫지만 궁금하긴 해요, 그게 또.
오늘 촬영 전에 미팅했는데 거기서도 말하고 왔어요. 전부 다 말해요? 그럼 제가 30분은 써야 해요.(웃음) 평범한 취업 준비생이었는데요. 준비 중이던 시험 결과가 안 좋았어요. 밤새 친구들과 있고 싶었는데 어떤 계기로 공돈 만원이 생긴 거예요. 원래 그런 돈으로는 복권을 사야 하잖아요. 그래서 편의점에 갔다가 흉기를 들고 있는 강도를 발견했고, 어떻게 하다 보니 그 사람을 붙잡게 됐고요. 텔레비전 뉴스와 짧은 인터뷰를 했는데 그걸 보고 지금 회사가 연락해왔어요.

그렇게 오늘 여기까지 온 거군요.
네, 진짜 평범한 취업 준비생이었는데 배우가 된 거죠.

내가 만약 그 상황이면 모른 척 지나쳤을 거 같아요.
진짜요? 그걸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으세요?(웃음)

네, 저는 원래 다른 사람 일에 관심이 없거든요.
(웃음)아,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엔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상황에 직면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행동할 거라고 생각해요. 특별히 용기를 냈다거나 선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경제학 전공이죠. 힘들게 공부한 걸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일단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부모님도 반대하지 않으셨고요. 한 2년 정도 해보고 적성에 맞지 않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도 된다고 생각했거요. 그 시간이 아깝진 않았거든요. 오히려 배우라는 일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한 것 같아요. 이 일은 굉장히 특별한 사람, 혹은 준비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해보니까 어때요?
정말 최선을 다해보고 안된다면 후회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 자유로운 편이라 참 매력있어요. 저는 저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믿거든요.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요. 이 일은 저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좋은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저를 가꾸고, 노력하고, 공부하는 게 결국 저 자신을 위한 일이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진지하게 말하는데, 귀엽다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제가 귀엽다고요?(웃음) 고맙네요.

의지가 강한 건 아니고요?
그래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한 고집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는 정말 힘들었어요.

자존심도 강해 보여요. 동윤 씨 일이 자존심에 상처받을 때가 많을 텐데 괜찮아요?
아마 모든 배우가 다 그럴 것 같아요. 저도 많죠. 쉽지 않지만 극복해나가는 중이에요. 문제는 나를 누군가와 비교하는 순간 시작되는 것 같아요. 내가 가지지 못한 걸 욕심내면 불행해지는 것 같거든요. 그냥 나에게만 집중하면 돼요. 그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어요.

사랑받는 일은 어때요?
처음에는 왜 날 좋아하지? 되게 신기했죠.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거든요. 엄청나게 잘생기거나 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냥 감사하고 있어요.

행복해요?
양날의 검 같아요.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건 행복한 일이죠. 진짜 짜릿해요. 근데 나도 모르게 그분들이 원하는 모습에 맞춰가게 되더라고요. 어느 순간 사랑받는 일에 집착하게 되는 거예요. 정작 사람 장동윤을 잃게 될까 봐 덜컥 무서울 때도 있어요.

동윤 씨 태도가 흥미롭네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욕심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은 변하지 않고 단단하게 지키고 싶다는 욕망이 함께 보여서요.
네, 정말 딱 그런 거 같아요, 저.

오늘 인터뷰 마음에 들어요?
즉흥적인, 그리고 서로 마음을 열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이런 인터뷰 너무 새롭고요 재미있어요. 저 오늘 이야기 많이 했는데 아마 지면에는 거의 못 나가겠죠? 그래도 괜찮아요.(웃음)

그래서 장동윤이라는 사람의 직업은 뭐죠?
배우요. 요즘 그런 생각하는데요. 이 일을 평생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그래요.(웃음)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저 아직 사회 초년생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