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연과 두 번째 만난 날은 웬 바람 소리가 그렇게 컸다.

WOODS

Text Yu Ra Oh


Text Yu Ra Oh
Fashion Hyup Kim
Photography Ji Woong Choi
Hair & Makeup Ok Jae Park

 

 

데님 프린트 파자마 재킷과 팬츠는 토킹 어바웃 디 앱스트랙션(Talking About The Abstraction), 도트 스카프는 니들스(Needles), 운동화는 컨버스(Converse), 인디언 귀고리는 네이티브 아메리칸 주얼리(Native American Jewerly).

 


마 소재 블레이저 재킷은 언유즈드(Unused), 레오퍼드 패턴의 분홍 실크 셔츠는 예스터데이스 투모로우(Ystrdy’s Tmrrw), 통 넓은 바지는 지에다(Jieda), 체크 헤어밴드는 캐피탈(Kapital), 운동화는 컨버스(Converse).

 


괴물 자수 포인트의 하와이안 셔츠는 와코 마리아 by 엘리든맨(Wacko Maria by Elidenmen), 귀고리는 네이티브 아메리칸 주얼리(Native American Jewerly).

 

 

레오퍼드 재킷은 와코 마리아 by 엘리든맨(Wacko Maria by Elidenmen), 목이 늘어난 듯한 티셔츠는 롱저니(Longjourney), 허리에 두른 스팽글과 레오퍼드가 한데 섞인 셔츠는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Comme des Garcons Homme Plus), 통 넓은 카고 팬츠는 메종 플라네르(Masion Flaneur).

 

 

나비 모양 비즈가 달린 벨벳 보머 재킷은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데님 팬츠는 올드팍(Oldpark), 벨트는 컬러(Korlor), 바지에 두른 체인과 모자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데이즈드> 10주년 파티 때 처음 봤죠, 우리?
어쩌다 잠시 들렀는데 그렇게 큰 파티는 처음이었어요. 옷도 편하게 입었고. 낯설었지만 그 감정이 나쁘지 않았어요.

야외에서 만나니 들떠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요?
집에만 있다가 밖에 나오니 좋네요. 날씨도 좋고, 바람도 불고.

걷는 거 좋아해요?
문득 밖을 돌아다니고 싶을 땐 무작정 걸어요. 평상시에 못 보고 지나치던 곳을 천천히 걷길 좋아하거든요. 집 앞 같은데…. 평소엔 바빠서 신경 쓰지 못하는데 목적지 없이 걸으면 주변 사물이 다르게 보이지 않아요? 차 타고 다니던 길을 일부러 걸을 때도 있어요.

최근에 어딜 걸었나요?
지난주에 녹음 끝나고 청담역에 내려서 압구정 로데오까지 걸어갔어요. 이유 없이 지하철 타고 노래를 듣고 싶더라고요.

그럴 때가 자신을 되돌아보는 순간인가요?
맞아요. 혼자 있을 때도 쉰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오늘 한 일이나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죠. 걸을 때도 그렇고. 어떻게 자기 계발을 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요. 생각이 많거든요. 잘 때나 편한 친구랑 아무 말 없이 있을 때 되레 쉰다고 느끼죠.

자신을 괴롭히는 타입인가 봐요?
조금 그래요. 주변에서도 단순하게 살라고 걱정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어릴 적부터 해외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가만 있으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라도 정리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되뇌이다 보니 이제 습관이 된 거 있죠. 멍 때리는 사람을 보면 신기해요. 저는 생각을 해야만 멍 때릴 수도 있거든요.

예민한 건가요?
그런 것 같아요. 말은 아니라고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지내본 적이 드물어요. 사소한 거라도 이상한 생각을 많이 해요.
버스 번호판의 숫자 조합이 왜 저럴까, 셈도 해보고. 뭐, 그래요.

가끔 괴로울 것 같아요.
힘들 때 있어요, 물론.(웃음) 그냥 받아들이면서 살아요.

보통 아티스트는 예민하다는 말에 동의하나요?
모르겠네요. 제 성격은 예민한 게 맞아요. 그런데 무던히 지내려고 연습 중이에요. 음악 만들 때도 그렇고.

조승연은 사실 래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그땐 힙합이 좋았나 봐요.(웃음) 연습생일 땐 노래가 힘들었어요. 랩이 좋아서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노래하는
제 목소리가 듣기 좋은 거예요. ‘전문성’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제 것은 랩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둘 다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각각의 분야에서 차츰 인정받는 게 최종 목표예요. 그렇게 성장했으면 해요.

우즈(Woodz)로 이름을 바꾸고 처음 내놓은 ‘Pool’은 어떤 곡인가요?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앞두고 모두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어요. 멜로디와 가사는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제가 부를 노래인데, 모든 작업을 제가 하니까 표현할 때도 수월한 거 있죠. 사랑에 대한 제 감정을 솔직하게 담았어요.

가사는 본인 이야기이기도 한가요?
맞아요. 모두가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잖아요. 마음은 들여다볼 수 없으니 그걸 수영장에 빗대어 제가 좋아하는 한 명만
그곳에서 놀고 있다는 상상을 했어요.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그녀 말고는 마음속에 아무도 들어올 수 없죠.

이전 곡보다 친근하게 들려요.
솔직한 노래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요즘 편한 음악을 즐겨 듣거든요. 가사를 떠올릴 수 있고,
들으면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노래. 그래서 노래가 울려 퍼질 때 분위기가 어떨지를 많이 고려해요. 그래서 예전 제 모습보다
한결 자연스럽다고 느낄 거예요. 곡 느낌도 그렇고, 제가 부를 때도 편하거든요. 솔직한 제 감정을 담긴 했지만 솔직한
제 모습이라 표현하기엔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내공이 더 쌓여서 언젠가 완성도 높은 앨범을 소개할 때 비로소 제가 솔직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매달 다른 곡을 소개할 거라는 포부도 밝혔죠?
맞아요. 초반엔 사랑과 관련한 주제가 많은데 점점 진짜 제 모습, 생각과 감정, 시선을 표현한 앨범을 꼭 내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믿을게요.
진심이 그대로 전해지면 좋을 텐데, 결국 그게 제 몫이겠죠?(웃음)

가끔, 어떤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느끼나요?
아무래도 있죠. 지금은 덜하지만 이제껏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그동안 세운 목표는 솔로 활동이었는데, 일단 시작은 했으니 기분이 좋아요. 스스로 부담 주지 않으려고요. 홀로서기를 하면서 자유로운 모습과 솔직한 생각을 많이 보여주겠다는 마음은 분명해요.

더 자유롭게 살아도 될 것 같아요. 너무 일찍 철이 든 거 아닌가요?
그럴지도 몰라요. 청소년기엔 사춘기가 올 틈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뒤늦게 오더라고요. 스물한두 살쯤 반항심이라는 걸 경험했어요. 그러다 보니 때에 맞게 해야 하는 행동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일부러 성숙해 보이려고 또는 담담한 척하는 건 무의미해요.

그럼 스물세 살에 겪어야 할 건 뭔가요?
연애 그리고 성공과 실패. 나이에 맞게 어떤 목표가 있어야 해요.

벌써 5월이에요.
반은 온 것 같아요. 첫 싱글 앨범이 나왔고, 저 나름대로의 성공과 실패도 적당히 경험하고 있어요. 올해 초엔
물음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결심했어요. ‘평범하다’라는 수식어는 무관심이거든요. 누군가 저를 알려고 해도 계속
궁금해지는 사람이 되려고 찾아가고 있어요.

그게 음악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인가요?
네. 여기에 제 솔직하고 편한 모습이 더해진다면 더 좋고요. 멋있어 보이려고 애쓰지 않고, 어찌 되었건 제 모습이니까요.
이제는 차차 보여줄 거예요. 오늘 촬영에서도요.

 


괴물 자수 포인트의 하와이안 셔츠는 와코 마리아 by 엘리든맨(Wacko Maria by Elidenmen), 데님 팬츠는 메종 플라네르(Masion Flaneur), 허리에 두른 별무늬 스카프는 캐피탈(Kapital), 스카프 옆에 매단 스트랩은 롱저니(Longjourney), 귀고리는 네이티브 아메리칸 주얼리(Native American Jew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