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의 향기.

EAU DE VIXX

엔이 입은 자수 셔츠는 버버리(Burberry), 켄이 입은 셔츠는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목과 팔 부분에 줄무늬를 더한 피케 셔츠, 베이지 팬츠는 우영미(Wooyoungmi).

 

페인팅 프린팅 데님 재킷과 팬츠는 3.1 필립 림(3.1 Philip Lim), 이너로 입은 화이트 톱은 준지(Juun. J).

 

라비가 입은 니트 슬리브리스는 우영미(Wooyoungmi), 레오가 입은 꽃무늬 셔츠는 3.1 필립 림(3.1 Philip Lim).

 

줄무늬 티셔츠, 패치워크한 데님 팬츠는 JW 앤더슨 by 분더샵(JW Anderson by BOONTHESHOP), 양말처럼 목이 올라오는 스니커즈는 펜디(Fendi).

 

슬리브리스 스웨트셔츠, 스트레치 코튼 셔츠, 허리 밴드에 재킷 바스크가 달린 와이드 팬츠는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스니커즈는 닐 바렛(Neil Barret).

 

노란 주머니가 달린 셔츠, 바지 옆선을 테이핑 처리한 블랙 데님 팬츠는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만화 프린트 셔츠, 깅엄 체크 팬츠는 펜디(Fendi).

 

혁이 입은 스트라이프 저지 티셔츠는 노앙(Nohant), 홍빈이 입은 블라우스는 에디터의 것.

 

 

지난밤 컴백 티저가 처음으로 공개됐어요. 기분 어때요?
오랜만에 나오는 정규 앨범이거든요. 떨리기도 하고 욕심도 나고요. 주변의 기대가 커지는 걸 느끼고 있어요.
익숙해지지는 않아요. 이 떨림요. 빨리 전부를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조급해지기도 하고요. ‘짠’ 보여주고 싶거든요. 앨범 준비할 때보다 이것저것 고민도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해요. 흥분도 되고요.

감정 기복도 심해지나요?
앨범에 자신감이 없으면 그럴 수 있겠지만요. 아직 한 번도 그런 적은 없어요.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모든 면에서?
늘 아쉬운 건 있죠. 근데 그게 없으면 재미없잖아요. 아쉬움을 채워나가는 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저는 만족해요.(웃음) 무대를 보시면 기존 앨범보다 훨씬 재미있을 거예요.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게 특별한 일이 되어버린 세상이죠.
맞아요. 정규 앨범은 여러모로 부담돼요.
원래 꾸준히 작업하던 멤버도 있고, 활동하면서 서서히 시작한 멤버도 있거든요.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것 같아요. 자기 생각을 좀 더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요.
엔 되게 거창하기보다는, 내가 만든 곡이 가장 나답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개인의 결과물이 모여서 빅스라는 하나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게 멋지다고 생각해요.

 

켄을 보고 있으니까 자꾸 웃음이 나요.(웃음)
아, 저요? 제가 웃긴가요?
저는 뭔지 알 거 같아요. 웃긴 사람은 아닌데 함께 있으면 웃게 해주는 사람인 거 같아요. 켄이랑 있으면 웃을 일이 많이 생기거든요. 켄은 모든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 같아요. 켄이 수용 불가능한 사람은 지금껏 보지 못했어요.

둘 다 향수 뿌려요?
뿌리기는 해요. 근데 저는 후각이 되게 둔감한 편이거든요. 막 까다롭게 향을 고르거나 하진 않는 편이에요. 그냥 생각나면 한 번씩 눈에 보이는 걸 뿌려요. 오히려 촉각이 예민한 편이에요.
저는 켄과 반대로 후각에 굉장히 예민한 편이거든요. 향수를 모으기도 해요. 좋아하는 향으로 직접 캔들을 만들기도 하고요. 향수를 많이 뿌리진 않아요. 대신 좋아하는 향의 보디로션을 듬뿍 발라요. 은은하게 올라오는 게 더 좋거든요.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꿈을 이뤘다고 할 수 있잖아요. 아직 재미있나요?
데뷔 7년 차인데요. 처음이랑 달라진 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아요. 조금 더 능숙해지긴 했죠. 팬을 생각하는 마음도 점점 깊어지고요.
재미있어요. 여전히요. 처음 말한 것처럼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요. 저는 가수가 되는 그 자체가 꿈이었다기보다는요, 어떤 가수가 될지가 더 중요했어요.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요. 아직 목표가 남았으니 꿈을 이뤘다고 할 수 없죠. 아시잖아요. 빅스는 소위 한 번에 ‘대박’ 난 그룹은 아니니까요.

빅스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이유일지도 몰라요.
그렇죠?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팀이에요. 그걸 기다려주고, 지켜봐주고, 기대해주는 가족 같은 팬이 많아요. 꼭 동료 같아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빅스만으로는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없으니까요

 

<데이즈드>와는 2년 만이네요.
레오 뮤지컬 <마타하리>와 <더 라스트 키스>에 연달아 참여하면서 바쁘게 지냈어요. 빅스 앨범도 준비하면서요.
라비 그동안 LR 앨범도 냈고, 콘서트도 하고, 솔로 앨범도 냈어요. 다 말하려니 뭐가 되게 많았네요. 운동도 열심히 했고요. 꾸준히 뭔가를 했어요. 이제 스물여섯 살이 된 거 말고는 달라진 거 없어요. 비슷해요.

너무 바쁘게 지내서 여러 변화를 느끼지 못한 건 아니고요?
라비 아, 그럴 수 있겠네요. 그러고 보니 제가 프렌치 불도그를 키우는데 이제 성견이 되기는 했네요. 진짜 귀여워요.

강아지는 주인을 닮는다고 하죠.
라비 그런 것 같아요. 생활 전부를 거의 함께하니까요. 되게 순해요. 짓지도 않고요.
레오 밥도 같이 먹더라고요.
라비 (웃음) 입맛이 되게 까다롭거든요. 잘 챙겨 먹여야죠. 앨범 준비하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졌는데 갑자기 보고 싶네요.

토요일인데요. 레오는 촬영 후 수업이 있다면서요?
레오 화성학과 재즈화성학, 작곡에 관한 이론을 배우고 있는데 진짜 어려워요. 한번 꾸준히 해보려고요. 시간을 내서 계속 부족한 걸 배우고 공부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필요해서 하는 거예요.

욕심이 많은 사람인가 봐요?
레오 네, 맞아요. 의지라기보다 욕심이라고 표현하는 게 정확해요. 뭐든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는데요. 결국 욕심이 생겨서 더 밀어붙이게 돼요.
새 앨범 제목이 <오드 드 빅스>예요. 마치 향수 라벨 같기도 한 이름이죠.
라비 미치광이 조향사를 생각했어요. 향을 갈구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죠. 향을 시각화하기 위해 색깔을 이용했거든요. 아직 못 보셨겠지만 뮤직비디오를 보시면 후각과 시각이 동시에 반응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긴 공백 후 발매되는 정규 앨범이죠?
레오 아마 지금까지 가장 긴 공백기를 가진 것 같아요. 유난히 욕심도 애정도 많이 투영된 앨범이에요. 멤버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그런 것 같아요.
라비 다들 그렇지만 걱정도 되고 기대도 돼요. 빅스의 무대가 늘 그렇긴 했지만 이번에는 특히 퍼포먼스에 집중해주세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으니까요. 정규 앨범을 발매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목적이나 이유는 없어요. 빅스 6명의 시너지를 모두 담아낸 앨범이에요.

멤버들에게 향수를 뿌리는지 물어보는 중이에요.
레오 향수를 모으는 취미가 있어요. 근데 결국 쓰는 것만 쓰잖아요. 향수 냄새로 사람을 기억하긴 하는 편이에요. 어떤 향을 맡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달콤하고 시원한 계열을 좋아해요.
라비 저는 희한하게 자동차에서만 향수를 뿌려요. 자동차에 향수를 보관하거든요. 차를 안 타면 향수를 쓸 수가 없는 거죠.(웃음)

레오 근데 그 모습이 라비의 성격과 닮았어요. 라비는 머무는 곳이 되게 한정적인 사람이라서 자동차에만 향수를 보관하는 게 딱 라비다워요.

라비 보통 신호 대기할 때 향수를 뿌리죠.(웃음)
레오 저는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뿌려요.

두 사람에 대해서 전부 다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라비 멤버들은 저를 다 알죠. 함께 작업하는 크루들도 그렇고요. 생각보다 많은 것 같지는 않네요.
레오 어려운 질문 같아요. 누가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여겨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저를 잘 모르겠거든요. 한 번씩은 스스로가 너무 낯설어 놀랄 때도 있어요. 내 진짜 모습이 뭔지 여전히 찾는 중이라고 해두죠.

오늘 촬영이 컴백 전 첫 공식 일정이죠?
네, 의욕이 넘치는 상태예요.(웃음) 설레기도 하고요. 오늘 촬영도 각자의 향기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촬영이 된 것 같아서 결과가 기대돼요.
홍빈
이렇게 편안한 상황에서 화보 촬영한 건 처음인 거 같아요. 인공 조명이 아닌 자연광에서 찍는 것도 좋았어요. 탈색한 머리 색깔이 잘 나와서 지금 기분이 무척 좋아요.

새 앨범 발매가 일주일 정도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에요.
홍빈
떨려요. 제가 유난히 컴백 첫 무대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반응이 궁금하니까요. 막 흥분되는 시점이기도 하고요.
앨범 준비할 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예민해지거든요. 어쨌든 모든 준비를 마친 지금이 좀 더 여유롭긴 한 거 같아요. 약간의 여유 같은 거. 이제 열심히 즐겨야죠.

팬들의 반응도 살피고 있어요?
홍빈
지난밤에 컴백 티저 사진이 공개됐거든요. 우리가 어떤 의도로 뭘 만들었는지 팬들은 상상하고 추측하면서 놀아요. 그걸 지켜볼 때 되게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맙고요.
팬과 빅스는 다른 입장이지만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팬들의 반응을 기대하고 궁금해하면서 앨범을 준비하고, 팬들은 우리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궁금해하는 거잖아요. 서로 다른 입장이지만 하나로 통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되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아요.

다른 입장, 같은 마음이라는 말 좋네요. 빅스는 매니악한 팬이 많죠.
홍빈
빅스 음악은 호불호가 명확하죠. 당연히 잘 알고 있고요. 기존 팬의 만족감과 또 다른 팬의 유입에 관한 고민이 많긴 해요. 그런데 그 바탕에는 우리는 계속해서 선명한 색을 낼 것이고, 그 분명함을 공감해주는 사람이 많다는 든든함이 있어요. 그런 믿음요.

콘셉트를 정할 때 두 사람은 더 나아가기를 주장하나요? 아니면 적당한 보편성을 유지하려는 편인가요?
홍빈
회의할 때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걸 막 던지거든요. 뜬구름을 서서히 다듬어가는 거예요. ‘이건 너무 강해’, ‘너무 매니악해’하는 기준을 만들진 않아요. 단지 빅스가 잘할 수 있는 건지, 멋있을 것인지 그것만 생각해요.
저는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취향이 가지각색이니까 진짜 다양한 의견이 많거든요. 가장 많은 사람에게 이해시키고 공감시킬 수 있는 게 옳은 선택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최대한 냉철하게 우리를 바라보려 노력해요.

자작곡이 많이 수록된 정규 앨범이에요. 애착이 크겠어요.
사실 저는요, 개인적으로는 되게 힘들었어요. 내 욕심과 한계를 아니까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스트레스가 온몸으로 오더라고요. 근데 그게 큰 경험이니까요. 10년이 지나서 이 앨범을 다시 들었을 때 고생한 시간이 즐겁게 추억되지 않을까요? 애정이 생겼어요. 진짜 다이내믹했죠.(웃음)
홍빈
멤버들끼리 유난히 많이 소통하면서 작업한 앨범이에요. 아옹다옹, 티격태격하면서요. 지금은 마냥 즐겁긴 한데요. 또 모르죠. 10년이 지나면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저도 아주 궁금한데요. 웃고 있을지, 울고 있을지.

지금 좋은 향기가 났어요. 향수 써요?.
홍빈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써요. 늘 뿌리던 향수가 어느 날 싫어질 때도 있잖아요. 싫어하던 향이 좋아질 때도 있고요. 아직 향수는 제게 좀 어려워요.
저는 아무거나 써요. 제가 그런 거에 되게 둔감해요.

지금은 뭐 뿌렸어요?
요즘은 레오 형이 선물해준 거 써요. 재스민 로즈라고 하던데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고… 뭐라고 하지? 섬유유연제 냄새 같기도 하고.

특별히 예민한 감각기관 있어요?
저는 없는 거 같아요. 생각해보니까 저 진짜 모든 감각이 둔한 사람인가 봐요.(웃음)
홍빈
저는 눈을 감고 있는 것보다 귀를 막고 있는 게 훨씬 불안해요.

대부분 그 반대 아닌가요?
홍빈 그
러니까요. 주위의 소리를 듣지 못할 때 공포가 밀려와요. 길거리에서 이어폰도 못 끼겠어요.

나 자신을 진짜 진짜 잘 아는 사람이 있어요?
홍빈
자기의 완전한 속내를 아는 사람은 잘 없죠. 거의 없죠. 그래도 빅스 멤버들이 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혁 저도 멤버들.
홍빈
이제 서로 딱 보면 알아요. 말하지 않아도요. 그게 참 좋으면서도 안 좋기도 해요.(웃음)